지난 4월 24일 외국계 증권회사인 소시에테제네랄(SG) 창구에서 매물이 쏟아졌다. 특별한 뉴스가 없는 종목들이었다. 쏟아진 매물로 주가는 폭락했고 대규모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금을 모은 작전세력이 ‘통정거래’ 수법을 통해 장기간 시세를 조종해 왔다는 의혹이다.‘통정거래’란 주식을 파는 쪽과 사는 쪽이 미리 짜고 특정 종목을 일정한 가격에 사고파는 방법으로 주가를 띄우는 것이다. 대상 종목은 8개였는데 모두 그동안 건실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었고 대형주가 아닌 데다 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아 유통 주식 수도 적었
중국과는 갈수록 멀어지는 느낌이다. 의례적인 외교적 수사는 사라졌고 오고 가는 말도 험하다. 중국의 외교적 결례와 무례함은 인내하기 힘든 수준이다. 국교 수립 이후 지금이 가장 불편한 관계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당장 등을 진다고 해도 이상할 것 같지 않다. 중국은 70년 전에는 우리와 총을 들고 싸우던 나라였다.한국과 중국은 1992년에 세계적인 냉전 해체와 더불어 수교를 맺었다. 수교 이후 지난 30년 동안 중국은 우리에게 기회의 땅이었다.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무역수지는 1992년 한·중수교 이후 한 번도 적자였던 적이 없다
지난 3월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는 46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13개월째 연속 적자다. 수출은 6개월째 연속으로 줄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34.5% 감소한 86억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자동차 수출은 역대 처음으로 60억달러를 돌파했다. 우리나라 3월 자동차 수출액은 65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무려 64.2% 늘었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2차전지 수출도 8억7000만달러로 3월 기준으로는 월간 수출액 1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15대 주요 수출품목 중에 3월 수출금액이 1년 전보다 늘어난 품목은 자동차
한·일 양국의 무역분쟁이 4년 만에 마무리된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 3개 핵심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해제하기로 했다. 불화수소와 불화 폴리이미드, 그리고 포토레지스트라는 품목이다. 규제해제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관련 수입처를 많이 바꿔놓았고 자체 기술력도 높였다.규제를 받기 전인 2018년 당시 세 품목의 일본 의존도는 절대적이어서 불화수소가 42%, 불화 폴리이미드는 45%, 그리고 포토레지스트는 무려 93%에 달했다. 하지만 작년에는 이제야 막 국산화의 가능성이 생긴 포토레지스트만 77%로 여
일정한 수준을 넘는 기업의 초과이익에 추가로 세금을 물리자는 이른바 ‘횡재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오히려 확대되는 분위기다. 업종 상관없이 다른 기업에도 적용하자는 법인세법 개정안까지 발의됐다. 과세표준 3000억원을 넘는 대기업의 총소득이 직전 3년간 평균소득의 20%를 넘으면 그 초과분에 대해 20%의 법인세를 추가로 부과하자는 내용이다. 예년 수준을 넘는 초과이익이 발생한 석유정제업자 등을 부과 대상으로 명시한 다른 법안과 달리 업종 구분 없이 확대한 것이다. 이 경우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기업들까지 모두 부과 대상에
금융위원회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산분리는 말 그대로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상대 업종을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제를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82년 은행법 개정을 통해 제도화가 시작됐다. 금융기업의 사(私)금고화를 막고 산업자본의 시장지배력 남용, 금융시스템 위험의 발생과 전이를 방지하자는 취지다.금산분리 규제는 크게 소유와 진입, 그리고 행위와 업무 범위로 구분해 시행된다. 비금융주력자, 즉 산업자본은 은행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4% 초과하여 보유할 수 없다. 반대로 은행과
나경원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취임 석 달 만에 해임됐다. 정치적 배경을 별도로 치면 대통령실과의 공식적인 갈등은 ‘헝가리식 저출산’ 대책에 대한 논란이 발단이었다. 출산하면 정부가 신혼부부의 주택자금 등 대출 원금을 탕감해주는 방안을 말한다. 나 전 부위원장은 “돈을 준다고 출산을 결심하지는 않으나, 돈 없이 해결되는 ‘저출산’ 극복은 없다”면서 부채탕감 방안을 언급했지만 대통령실은 ‘정면 반박’으로 쐐기를 박았고 대출 탕감은 없는 얘기가 됐다.대출 탕감이 아니라면 어떤 방법이 좋을까. 대안을 제시한 곳은 없
정부의 2023년 성장률 전망치는 1.6%다. 세계의 성장률 전망치보다 못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2년 3.1%였던 세계 경제의 성장률이 2023년에는 2.2%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래 2.7%의 성장률을 전망했던 국제통화기금(IMF)은 2% 미만으로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전망은 말 그대로 전망일 뿐이다. 이보다 나을 수도 있지만 더 못할 수도 있다.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세 가지 변수에 달렸다. 가장 큰 변수는 역시 미국의 기준금리다. 미국발(發) 금리 인상이 상반기에 멈추면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민간자문위원회 구성을 마치고 공적연금 개편 논의에 착수했다. 보건복지부는 제5차 재정계산위원회들을 모두 가동하기 시작했다. 2023년은 5년마다 돌아오는 ‘국민연금 재정계산’을 발표해야 하는 해다. 기금의 추이를 예측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찾는 일이다.마침 국민연금은 2022년 3분기까지 68조원의 손실을 기록해 수익률이 -7%를 넘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해마다 연금이 수급자에게 지급하는 금액이 30조원 정도니까 국민에게 줘야 할 2년치 연금 지급액이 사라진 셈이다. 국민의 눈이 ‘국민연금 개혁’에 쏠리고
국내 대형 증권회사들이 참여하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Project Financing)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Asset Backed Commercial Paper) 매입프로그램이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단기 자금시장 경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형 증권사들의 유동성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1조8000억원 규모로 내년 5월 30일까지 운영된다. 매입을 신청하는 기업어음의 위험 수준에 따라 필요한 일정 수준의 담보를 제공하는 구조다. 협의를 거쳐 조기 종료하거나 연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산업은행은 1조원
지난 11월 10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동월 대비 7.7% 오르며 시장 전망치인 7.9%를 밑돌았다. 근원 소비자물가상승률 역시 6.3%로 예상치였던 6.6%보다 낮았다. 폭등한 물가가 급격한 금리 인상을 불러왔으니, 물가가 정점을 찍고 내려왔다면 분명 의미 있는 신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여지가 생긴 셈이다.금리 인상이 멈출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주식시장에서는 낙관론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나스닥은 11월 10일 하루에만 7.35%가 뛰었고, 국내 증시
11월에도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높였다. 기준금리는 3.0~3.25%에서 3.75~4.0%로 뛰었다.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는 2%다. 지난 10월 13일 발표된 9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8.2% 상승이었다. 지난 9월에 발표한 연준 경제전망에서는 기준금리가 2022년 말에 4.4%, 그리고 2023년 말에 4.6%까지 갈 것으로 봤다. 특히 19명의 위원 중에 6명은 내년에 기준금리가 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일단 올해 말에 4.5%까지 가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
지난 10년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중국이 실패했다고 할 수는 없다.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을 2010년의 두 배로 만들겠다는 양적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연평균 10%의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던 중국은 시진핑 시대 들어서도 7% 가까운 성장률을 유지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3~2021년 중국의 연평균 성장률은 6.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미국의 3분의1에 불과했던 중국의 GDP는 작년에는 17조7000억달러로 23조달러인 미국
지난 9월 수출은 574억6000만달러, 수입은 612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37억7000만달러 적자다. 지난 4월 이후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288억7600만달러까지 불어났다. 1996년 기록한 최대 적자 206억달러보다 82억달러가 많다.수입은 너무 많이 늘고 있다. 7개월 연속 600억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역시 에너지 가격 급등이 문제다. 8월의 원유와 가스, 석탄 수입액은 1년 전보다 무려 82%가 늘어난 179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하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수
유로화, 엔화 등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ICE 달러지수’가 올해 들어 14.6% 상승했다. 현재 달러 가치는 2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1191원이었던 올해 초와 비교하면 16.9% 하락했다. 환율이 1400원대로 뛴 것은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밖에 없었다.외환 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경계감을 가지고 있다는 구두 개입 메시지를 내는 동시에 7억달러를 직접 시장에 풀기도 했다. 시중은행에는 달러 주문 동향과 은행별 포지션을 실시간으로 보고해 달라
오는 8월 24일은 한국이 중국과 수교한 지 30년이 되는 날이다. 수교 이후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54배, 중국의 대한국 수출은 30배 정도 증가했다. 수출과 수입을 합친 양국 간 무역 규모는 64억달러에서 3015억달러로 47배 늘었다. 한국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2년 4%에서 25% 수준으로 급증해 2위 수출국인 미국의 두 배에 이른다. 한국이 중국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8%에서 6.1%로 늘어나 중국 수입시장에서 일본과 1~2위를 다툰다.한·중 경제 관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데는 중국의 고도성장만이 아
소비자물가가 6%의 벽을 뚫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10년 만에 최고다. 하반기에는 전기요금과 가스비가 오른다. 정부도 최소한 9월까지는 지금과 같은 물가 급등세를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인플레이션을 잡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은 금리다. 통화정책의 선제적 운용은 인플레이션 대책의 핵심이다. 올해 들어 70여개 나라의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했다. 한국은행은 사상 처음으로 0.5%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연말까지 기준금리 3%가 합리적인 예측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두세 차례 추가 인상도 예고된 상황이다.지난해 12월 5.12%
지난 5월 26일 대법원은 합리적 이유 없이 오로지 나이만을 이유로 직원의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는 무효라고 판결했다. 임금피크제는 근로자가 일정한 나이에 도달하는 시점부터 임금을 줄이는 제도다. 정년유지형과 정년연장형, 그리고 재고용형과 근로시간 단축형 등 네 가지로 나뉜다. 정년유지형은 말 그대로 정년을 유지하면서 일정 연령 이상 근로자의 임금을 정년 전까지 삭감하는 형태다. 정년연장형은 정년을 연장하는 조건으로 정년 이전 특정 시점부터 임금을 낮춘다.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사업체 7만6507개 가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5년 전, 우리나라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여년간 계속된 저물가와 저금리 조건하에서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그리 나쁘지 않은 경기상황을 맞고 있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2017년 무역수지 흑자는 사상 최대치인 952억달러를 달성했고 경제성장률은 3.2%를 기록했다. 가계부채가 늘고 있기는 했지만 낮은 금리 덕에 내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은 전혀 다른 상황을 맞았다. 성장률은 떨어지는데 금리는 오르고 물가는 뛰고 있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무역수지는 적자로 돌아섰다. 당장
내년인 2023년 최저임금 심의가 시작됐다. 지난 3월 31일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위원회에 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최저임금법 시행령은 고용노동부 장관이 매년 3월 31일까지 최저임금위에 심의를 요청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한은 심의를 요청한 날로부터 90일 이내인 6월 말까지다. 물론 시한이 지켜진 적은 거의 없다. 보통은 노사의 공방으로 시한을 넘겨 7월 말쯤이나 돼야 의결이 된다.의결이 끝나면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를 고시하는데, 이때 근로자를 대표하는 자와 사용자를 대표하는 자가 고시한 날로부터 10일 이내에